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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OL 타임워너, 전격 화해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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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스케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의 '브라우저 목장의 혈투'가 마침내 종결됐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출시와 함께 불붙기 시작한 '브라우저 전쟁'은 MS 반독점 소송의 핵심 이슈 중 하나. 양사의 다툼은 지난 1999년 아메리카 온라인(AOL)이 넷스케이프를 인수하면서 IT업계 양강인 MS-AOL 간의 진검 승부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 해 1월 AOL 타임워너가 MS를 정식 제소, '브라우저 전쟁'은 한치 양보없는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그런만큼 양사의 '종전 선언'은 상당히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AOL 타임워너, 눈덩이 부채 막기 위해 결단

한 때 '반 MS 진영'의 대표주자였던 AOL이 브라우저 전쟁 종결에 전격 합의한 데는 ▲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와 ▲ 경영진 교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OL 타임워너가 떠안고 있는 부채는 지난 3월말 현재 263억 달러. 리처드 파슨즈 CEO는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내년말까지 자신들의 순 부채 규모를 200억 달러 규모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AOL 타임워너는 이같은 약속을 지키기위해 출판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봉중근이 몸담고 있는 미 프로야구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비롯한 스포츠 팀, CD-DVD 제조사업 부문 등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AOL 타임워너가 MS로부터 받게 된 7억5천만 달러는 출판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돈의 약 2배 규모. 자금난에 허덕이는 AOL 타임워너로선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송사라면 지긋지긋한 MS 입장에서도 이번 합의는 손해볼 것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400억 달러의 현찰 보유고를 자랑하는 MS로선 7억5천만달러 정도는 '푼 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케이스 회장 퇴진도 큰 역할

스티브 케이스 회장 퇴진 역시 이번 합의 성사의 밑거름이 됐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 CEO와 함께 손꼽히는 '반 MS론자'인 스티브 케이스는 MS라면 치를 떠는 인물.

케이스는 회장 재직 당시 빌 게이츠와 심심찮게 충돌할 정도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AOL을 미국 최대 온라인 서비스 회사로 키워낸 스티브 케이스가 넷스케이프를 인수한 것도 다분히 MS를 의식한 조치였다.

지난 1999년 100억 달러란 거금을 흔쾌히 쏟아부은 케이스로선 '윈도'란 무기를 앞세워 넷스케이프를 말살시킨 MS와 화해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인지도 모른다.

반면 스티브 케이스의 뒤를 이어 회장 자리에 오른 리처드 파슨즈에겐 '뼈에 사무치는 원한' 같은 것은 없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실리 없는 분노'가 아니었던 것.

이같은 성향을 반영하듯 파슨즈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합의는) 비즈니스를 해 나가는 태도가 상당히 바뀔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면서 "과거는 이제 묻어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 기술-미디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듯

'브라우저 전쟁' 종결과 함께 MS, AOL 타임워너 양사의 향후 행보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그 동안 '기술과 미디어의 통합' 추세의 대표주자였던 양사가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 때 넷스케이프를 앞세워 기술부문에서도 강세를 보였던 AOL 타임워너는 이젠 '기술 회사'란 이미지가 상당히 퇴색된 상태. 반면 1990년대 공격적인 투자로 미디어 회사들을 긴장시켰던 MS는 이제는 본연의 영역인 소프트웨어 사업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기술 통합' 추세 속에 정면 대결을 펼쳤던 양사가 이젠 자신들의 뿌리를 되찾아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사라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데이비드 요피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로 오랜 전쟁이 끝나게 됐다"면서 "AOL 타임워너는 이제 순수 미디어 회사로 모습을 갖추게 된 반면, MS는 소프트웨어란 자신들의 뿌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MS가 AOL 타임워너에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술을 제공하기로 한 점 역시 이같은 분석에 힘을 더해 준다. CNN, 워너뮤직, 워너브러더스 등 다양한 콘텐츠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AOL 타임워너에겐 '불법복제 방지'가 지상의 과제일 수 밖에 없다.

반면 MS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놓고 리얼네트웍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MS로선 AOL 타임워너란 거대 고객에게 자신들의 솔루션을 공급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리얼네트웍스와의 경쟁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또 다른 강자 탄생할 수도"

양사의 이번 합의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분석하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다. '브라우저 전쟁 종결'은 법률적으론 큰 의미가 있을 지 몰라도, 시장 측면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이기 때문.

전문가들은 양사가 약속한 '인스턴트 메신저 호환'이 현재로선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신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사가 마음의 벽을 허물 경우엔 한결 원활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양대 거인이 의기투합해 경쟁자들을 말살할 가능성에 대해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각기 자기 분야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자랑하는 업체들인 만큼 엄청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많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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