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동연 전 경기지사가 15일 경기도의 재정 악화 원인을 자신의 재임 시절 확장재정에서 찾는 추미애 경기지사를 향해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추 지사가 지난달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며 전임 도정의 지방채 발행과 기금 차입 등을 문제 삼은 뒤 김 전 지사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시 후보가 지난 4월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4.16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e387bc2bd573d.jpg)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동안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에 말을 아껴왔다"며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민선 8기 당시 재정 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전 지사는 우선 자신의 확장재정 기조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인 민선 7기부터 이어진 정책이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와 민생이 어려울 때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정이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조정해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것이 재정운용의 기본"이라고 했다.
이어 "민선 7기에는 코로나19가 닥쳤고 민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위기'가 이어졌다"며 "특히 민선 8기에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과 세수결손까지 겹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재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경기도가 민생의 방파제가 돼야 했다"고 했다.
민선 8기 당시 늘어난 지방채와 기금 차입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김 전 지사는 "단순히 빚을 낸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에 투자했다"며 도로·철도·하천 사업과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경기도 부담분 등에 지방채와 기금 차입금을 사용했다고 했다.
추 지사가 문제 삼은 일부 민생사업의 '9개월분 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했다.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줄여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김 전 지사는 현재 경기도 재정 상황이 '위기'라는 진단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로 전국 시·도 전체 15.52%, 서울시 21.62%보다 낮고 정부의 채무비율 주의기준인 25%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했다.
그는 "채무 증가 속도와 자산 대비 부채비율 상승은 엄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증가 폭만으로 재정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채무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경기도가 이미 재정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다만 경기도의 취약한 세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추 지사 측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경기도 도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2021년 약 11조원에서 지난해 약 7조8000억원으로 28%가량 줄어든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따라 경기도가 부담해야 하는 도비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55.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 세원은 부동산 경기에 크게 좌우되는데 의료급여와 생계급여, 보육처럼 쉽게 줄일 수 없는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느 한 도정이 예산을 절약하거나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필요할 때 제대로 쓰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리하며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재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책임 있는 재정"이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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