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유범열 기자] 홈플러스로부터 폐점통보를 받은 잠실점 임대인에게 최근 한국전력 단전예고와 강동수도사업소 정수처분(단수) 예고통지서가 잇따라 날아들었다. 홈플러스가 전기·수도요금을 포함한 관리비를 석달째 내지 않으면서다.
카페와 식당 등 잠실점 입점점주들은 관리비를 냈지만 홈플러스가 이를 임대인에게 지급하지 않으면서 점주들까지 단전·단수에 따른 영업차질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회생과정에서 쌓인 비용이 애꿎은 임대인과 입점점주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 잠실점은 지난 6월부이후 3개월치 관리비를 임대인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마트영업은 종료했지만 임대차계약 기간이 남아 계약상 임대료와 관리비 지급의무는 유효하다. 정액 관리비와 실사용 전기·수도요금 등을 합친 미납액만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점 전기·수도요금 납부체계는 구역별로 갈린다. 지하 4층부터 지상 1층까지는 홈플러스가 직접 관리하지만 지상층 입점점포는 점주들이 홈플러스에 관리비를 건네면 홈플러스가 이를 임대인에게 전달해 요금을 납부하는 구조다.
일부 점주들은 관리비를 성실히 납부했지만 홈플러스가 이를 임대인에게 전달하지 않으면서 요금 미납사태가 빚어졌다. 지난 11일에는 한전 실무자가 직접 잠실점을 방문해 홈플러스 직원에게 본사 차원의 요금납부를 독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폐점한 점포라도 몰(Mall)구역 입점업체가 원하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력과 용수가 끊기면 정상영업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임대인측은 홈플러스 본사와 연락조차 원활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임대인측 관계자는 "폐점이후 건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물이 사실상 방치된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관리비까지 가로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이게 과연 정상적인 법원회생 과정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관리비 체납문제는 잠실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상영업중인 상봉점 역시 지난 5~6월분 관리비를 미납한 상태다. 주상복합 관리단이 주차장 봉쇄 등을 경고하고 나서야 7월분을 겨우 납부했지만 밀린 체납분은 여전히 정산하지 않은 상황이다. 관리단은 체납지속시 주차장과 건물일부를 강제로 통제하겠다고 강경입장을 내놨다.

회생계획 인가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정상화까지 처리해야 할 '청구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약 1년6개월간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수천억원 규모 공익채권이 누적된데다 폐점점포 임대료·관리비 정산, 유휴인력 문제까지 풀어야 한다.
회생계획에 담긴 재무구조 개선과 별개로 영업현장에서 발생한 비용과 계약관계를 정리하는 작업이 정상화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임대점포 문제는 향후 회생계획 이행과정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관계인집회에서 적자점포를 폐점하고 흑자점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폐점하는 자가점포 등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채권변제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문제는 계약기간이 남은 임대점포다. 임대료 인하와 폐점을 둘러싼 갈등에 이어 관리비 미지급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점포를 닫는 것만으로 임대차계약에 따른 비용부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기존 계약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관건이다.
자가점포 매각과 사업구조 재편 같은 굵직한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것뿐 아니라 임대인·입점점주와 얽힌 미지급 비용과 계약문제를 해소하는 작업도 정상화를 위한 과제로 꼽힌다.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하면 자산매각과 향후 M&A 추진과정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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