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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용산 1인 시위 '박용선의 외침', 이제 정부 정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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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료 인하·차등요금제 추진…현장의 절박함이 제도를 움직였다

[아이뉴스24 이진우 기자] "산업용 전기요금을 반값으로 낮춰야 합니다."

지난해 여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한 지방의원이 홀로 1인 시위에 나섰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을 요구했던 당시 경북도의원 박용선 현 포항시장 당선자의 모습이다.

그때만 해도 그의 주장은 다소 과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기요금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영역이고, 지방 정치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장은 달랐다.

지난해 8월 박용선 포항시장 당선자가 도의원 시절,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반값 인하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DB]

포항의 철강기업들은 숨이 막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고금리, 고유가까지 겹친 상황에서 치솟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기업들의 마지막 숨통마저 조여왔다. 전기로를 돌리는 철강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였고, 협력업체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는 절규가 산업 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 절박함을 정치권에 전달하기 위해 박 당선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으로 향했다. 지방 제조업의 현실을 외면한 획일적 전기요금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1년여가 흐른 지금, 정부가 움직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산업용 전기요금 하향 안정화와 원전 인근 지역 등에 혜택을 주는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보다 높은 수준인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경쟁국 수준의 부담 완화 필요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책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현장의 절규가 쌓였으며, 정치적 결단이 더해질 때 비로소 제도가 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실제 요금 인하 폭은 어느 정도가 될지, 차등요금제 적용 대상과 기준은 어떻게 정할지, 기업들이 체감할 수준의 혜택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자칫 선언에 그친다면 또 하나의 기대고문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포항은 국가 산업화를 이끈 철강도시다. 원전과 발전시설이 밀집한 지역이지만, 그동안 수도권과 같은 전기요금을 부담해 왔다. 발전의 혜택보다 부담이 더 컸다는 지역의 박탈감 역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제 정부는 답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박용선 당선자 역시 시장이라는 새로운 자리에서 그 결실을 지역경제 회복으로 연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과 결과로 평가받는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를 촉구하며 벌였던 박용선 당선자의 1인 시위가 단순한 정치적 퍼포먼스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이제 정부와 지방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야 한다.

/대구=이진우 기자(news11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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